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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이슈] 농심 백산수 수원지 '백두산(중국)' 표기 '꼼수 논란'

국내 생수업계가 농심 백산수 수원지 표기를 두고 '꼼수'라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백산수 수원지가 중국이라는 사실이 덜 부각되도록 백두산이라는 문구를 앞세웠다는 주장이다. /농심 CF 영상 캡처

중국 길림성 수원지 백산수, 장백산 42㎞ 거리 취수…환경부 "표기 개선 필요"

[더팩트|이민주 기자] 생수의 품질과 물맛을 좌우하는 수원지는 소비자들이 생수를 선택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갈수록 마시는 물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생수업계가 농심 백산수의 수원지 '백두산(중국)' 표기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수원지를 동읍면 단위까지 표기하는 국내 생산 생수와 달리 백산수는 '백두산(중국)'이라는 문구만 전면에 적혀있기 때문이다.

업계 복수 관계자들은 이런 표기가 '메이드 인 차이나'를 상쇄하기 위한 전략이자 꼼수라고 보고 있다. '중국물'이라는 사실이 덜 부각되도록 백두산이라는 문구를 앞세운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또한 백두산(중국)이란 문구도 앞뒤를 바꾼 것이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중국에서는 백두산을 장백산으로 부름에 따라 '중국 장백산'이란 수원지 표기가 정확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백산수 취수구는 장백산에서 42㎞ 떨어진 중국 길림성에 있다.

17일 생수업계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아직까지 국내 소비자들은 중국산이라고 하면 안 좋게 보는 부정적 시선이 존재한다. (농심도) 이 때문에 수원지 국가명인 중국을 뒤에다 표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수원지가 외국인 다른 생수를 보더라도 대부분 국가명을 앞에 쓴다. 수원지 세부 주소를 적는 대신 '백두산'을 앞에 표기한 것은 수원지가 중국이라는 사실 대신 백두산을 강조하려는 농심의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좋게 말하면 전략이지만 업계에서 보기에는 눈가리고 아웅 하는 꼼수로 보인다"고 일침을 가했다.

◆백산수, 전면에 '백두산(중국)' 표기만…세부 주소는 옆면에 작게

생수를 처음 구입할 때는 제품명 아래 큼지막하게 적힌 수원지에 눈길이 가기 마련이다. 제주 삼다수는 '제주특별자지도 제주시 조천읍', 롯데 아이시스는 '충북 청주 미원면'이라는 문구가 각각 제품명 하단에 기입돼 있다. 삼다수, 아이시스와 함께 업계 '빅3' 중 한 곳인 백산수 전면에는 수원지의 상세주소 대신 '백두산(중국)'이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논란을 빚는 백산수가 다른 국내 생산 생수와 달리 이처럼 표기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수원지가 중국이기 때문이다.

수원지 표기에 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는 '먹는샘물등의 기준과 규격 및 표시기준 고시(먹는샘물법)'에 따르면 제조업체는 생수 용기 또는 포장에 품목명, 제품명, 수원지, 업소명, 유통기한, 내용량, 영업허가번호 등을 의무적으로 표기해야 한다.

수원지를 지번까지 기입하는 국내 생산 생수와 달리 농심 백산수는 '백두산(중국)'으로 표기한 뒤 바로 밑이 아닌 다른 쪽에 작은 글씨(오른쪽 빨간 밑줄)로 구체적 주소를 표시해 '꼼수 논란'을 빚고 있다. /이민주 기자

수원지를 표기할 때는 대표호정의 위치를 주 표시면의 제품명 하단에 도로명, 건물번호(도로명주소가 없는 경우 동/리)까지 표시해야 한다. 다만 수입·판매하는 생수의 경우, 주 표시면에 수원지가 소재한 국가명 등을 표시하도록 하고 있다.

백산수의 수원지는 '중국 길림성 안도현 이도진 내두천'이다. 내두천은 중국 장백산에서 42㎞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농심은 중국 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 이도백하에 '백산수 공장'을 짓고 생수를 만들고 있다. 생산된 백산수는 공장에서 중국 다롄항까지 철도로 1000㎞를 이동한 후 선박을 통해 국내(평택항·부산항)로 들어온다.

생수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수원지를 감추기 위한 농심의 마케팅 전략은 소비자를 현혹시키기 위한 꼼수에 가깝다. (백산수가) 이제는 시장에 안착했으니 백두산(중국)이 아닌 중국(장백산)으로 바꿔 정확하게 표기하는 게 좋을 것 같다"며 "농심 백산수가 중국물을 수원지로 사용하는 것은 엄연한 사실인데 백두산 물로 포장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이 아니냐"고 정색을 하고 말했다.

◆농심 "중국에서 수입하는 물이기 때문에 수입, 판매하는 생수 표시법 따르는 것"

해외 수입 생수를 보더라도 백산수처럼 표기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네추럴워터비티리미티드에서 제조하는 '피지워터'는 제품명 바로 아래 '피지 비티레부 아키라'라고 수원지를 표기하고 있다. 노르웨이 빙하수 '이즈브레'도 수원지를 '노르웨이 하당게르 피오르'라 표기하고 있으며, 에비앙에도 '프랑스 에비앙'이라고 적혀있다. 수입 생수 대부분이 국가명과 수원지역을 순서대로 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 환경부는 백산수 표기가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개선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백산수 표기는 현재로서는 문제가 없다"면서도 "수원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요구가 많아질 경우 개선을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농심 관계자는 "백산수는 엄밀히 말해서 중국에서 수입하는 물이기 때문에 수입, 판매하는 생수 표시법을 따르는 것"이라며 "제품 뒷면에 자세한 주소를 기입해뒀다. 정부에서 관련 지침을 바꾼다면 이를 따르겠다"고 말했다.

중국에 대한 소비자들의 안 좋은 시각을 우려한 탓인지, 실제 국내에서 유통되는 생수 중 수원지가 중국인 것은 백산수와 롯데칠성음료의 '백두산 하늘샘'이 전부다. 백두산 하늘샘은 다른 수입 생수와 마찬가지로 수원지 국가명을 앞으로 빼 '중국(백두산)'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역시 국가명을 앞에 표기하고 있지만 장백산 대신 백두산으로 표기, 백두산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과거 중국 유명 생수업체의 수원지 인근에 쓰레기 투기 장소가 있고 중국 상하이 식수원에는 동물의 사체가 떠있는 등의 사건이 발생해 중국 식수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된 바 있다. 더욱이 지난해에는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백산수의 방사능 오염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지난 2017년 9월 북한이 6차 핵실험을 실시할 당시 중국 정부가 백두산 관광구 일부 지역을 잠정폐쇄 조치한 것을 두고 백두산에 방사능이 유출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소비자들도 불안감 호소…"중국물 꺼림칙하다"

중국물에 대한 불안감은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적지 않게 퍼져 있다. 네이버 육아카페 등에 누리꾼들은 "백산수 수원지가 중국이라니 왠지 꺼림칙하다"(hee_****)", "백산수는 한국인이 가장 큰 공포를 느낀다는 중국산이다. 아무래도 OO수가 좋은 것 같다"(dnjs****)는 의견을 밝혔다.

방사능 오염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사람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농심 백산수를 먹고 있는데 북한 핵실험 등으로 중국과 북한 접격 지역이 방사능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기사를 봤다. 백산수는 괜찮을지 걱정이다"(suph****)고 우려를 나타냈다.

업계에 따르면 전국 생수 제조업체는 60여 곳이며, 업체마다 한 개 이상 생수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고려했을 때 생수 브랜드는 200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브랜드 대부분이 강원도 평창군, 울산시 울주군, 경기도 포천시 등 국내에 수원지를 두고 있다. 국내 수원지는 61곳에 이른다.

생수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다수의 수원지는 알려진 것처럼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조천읍이며, 2위 아이시스는 충북 청원군, 전북 순창군, 경남 산청군, 경북 청도군, 충북 청주시 등에서 생산된다. 3위는 백산수이며, 4위인 평창수는 강원도 평창군을 수원지로 한다.

한편 지난 2012년 출시한 백산수는 치열한 국내 생수시장의 8.5%를 점유하며 3위를 지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생수시장 규모는 약 1조3600억 원이며, 제주개발공사의 '제주삼다수'가 39.8%, 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가 13.2%, 해태음료 '평창수' 4.5%를 점유하고 있다. 가격은 대형마트 판매가를 기준으로 제주삼다수와 백산수가 동일한 980원, 아이시스가 660원, 평창수 590원이다(2L 제품).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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